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스타트업(Start-Up)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드롭박스 등 몇년 사이에 급성장한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이렇게 성장한 스타트업들의 시가총액은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만큼 스타트업이라 부르기도 어색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카카오톡, 틱톡, 티켓몬스터 등의 스타트업이 몇 년 사이에 생겨났고, 수백억원에 대기업에 인수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신설법인수가 6만5천개를 돌파했고, 3년 미만 창업기업 비중이 5년 연속 증가했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이런 변화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변화를 몸소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뉴스에서 수백억원에 벤처들이 인수되었다는 소식도 들리고, 카카오톡의 이용자가 5천만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뉴스를 채운다. 이런 뉴스가 커다란 이슈거리가 된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성공한 스타트업이 많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창업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카카오톡과 버금가는 수십개, 혹은 수백개의 스타트업들이 존재한다. 왜 이런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교육, 문화, 그리고 제도를 지적한다. 아직까지도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만이 최우선시되는 획일적인 교육, 사업 실패를 인생 낙오자로 규정하는 방어적인 문화, 그리고 연대 보증과 같이 창업자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는 정부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이런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험난한 스타트업의 여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스타트업 분야에 들어서면 앞이 캄캄하다. 보통 초보사업가들은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준비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도전적인 실패는 언제나 삶에 도움이 되지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실패다. 

따라서, 부족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조그마한 스타트업을 준비하면서 쌓은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 사업가를 위한 스타트업 관련 정보를 다루려 한다. 주로 내가 알고 있는 컨텐츠(블로그, 뉴스, 트위터 등)를 다음의 순서에 따라 정리해보려 한다. 

<초보사업가를 위한 스타트업 소백과사전>

(1)개념잡기 및 아이디어

(2)사람과 돈

(3)정보와 참고자료

주로 다양한 기사, 책, 블로그등에서 읽은 정보를 요약하고, 간단한 주석과 의견을 쓰는 방식으로 적어보았다. 이번 포스팅은 스타트업을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 그리고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목적이지만, 이미 스타트업 관련 분야에 발을 들여놓으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를 하는 포스팅이 될 것이다. 

1. 스타트업 개념잡기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최근 몇년사이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전에 쓰이던 '벤처사업가' 라는 단어보다는 심리적 반감이 훨씬 덜하다.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로 인해 한국에서 벤처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직업으로 여겨지곤 했다. 얼마전에 안정적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업가의 말이 떠오른다. "저도 처음에 벤처 사업을 하겠다고 하니, 부모님이 눈물을 보이셨다." 한국 사회에서 누군가가 스타트업에 도전을 한다는 것을 반기는 부모가 누가 있을까. 이런 부모님의 반응이 바로 한국 사회에서 벤처사업가의 사회적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요즘 IT 분야와 관련해서 우리가 자주 듣게 되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는 이에 반해 약간 다른 어감을 지닌다. '사람들이 불편하게 겪고 있는 문제를 찾아서, IT를 활용해서 답을 제시하는 소규모의 기업체' 정도라면 소박한 정의일까.

스타트업이라는 어감이 다소 편해지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작을 하기도 전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이미 세상에는 덩치큰 대기업도 많고, 기업이 수도없이 많은데 굳이 내가 기업가가 되어야 할까? 세상에는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문제가 그토록 많을까? 그런 문제는 어떻게 찾는 것인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돈이 되는가?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가?

사실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에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란 매우 생소한 개념이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이 단어를 마주할 일은 거의 없고, 대학의 경영학과에서는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다. 주변에서도 관련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별로 없으니 말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위의 글은 반드시 읽어보도록 하자. 글의 요지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기업가 정신의 부재'라는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을 막상 시작하려 하면, 머리속에 여러가지 고정관념들이 머릿속을 채울 것이다. 

나는 아직 어려서...

나는 돈이 없어서...

부모님이 하지 말라고 해서...

등등..

이렇게 스타트업을 하지 말아야 할 여러가지 이유가 머릿속에 떠오른다면, 폴 그라함(Paul Graham, Y 콤비네이터창업자)의 에세이를 읽어보자.

*국문의 경우는 Paul Grapham 에세이를 번역에서 올려주시는 K Cube Ventures의 임지훈 대표님의 블로그의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이 한국에서는 도박과 비슷한 벤처를 많이 연상시켜서,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이 많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리스크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는 것 같다. 스타트업이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규모가 큰 대기업보다 보다 민첩하고, 따라서 고객들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반응 하기가 쉽다.

쉽게 생각하면, 자본도 많고, 인재도 많이 보유한 대기업이 스타트업보다 훨씬 우월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본, 인재 등 어느하나 부족할 것이 없는 구글도 여러 스타트업들을 인수하고, 페이스북도 최근에 인스타그램, 페이스닷컴을 비롯한 여러 기업을 인수했다. 스스로도 왠만한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개발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은 회사의 전략적 방향과 일치하는 기업을 인수하여 기업의 내부역량을 강화하기도 하고, 핵심 인력을 흡수하여 인재풀을 강화하거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에 SK플래닛이 틱톡을 인수하고, 카카오톡이 로티플을 인수한 사례가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아직 스타트업을 인수해서 변화하는 흐름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벤처생태계가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은 탓이다. 혁신의 속도가 가장 빠른 IT 분야에서조차 덩치 큰 포털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 환경이 형성 되어 있었기때문에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토양이 되지 못한 까닭이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전 세계적인 경쟁환경과 기술의 발달로 덩치 큰 포털과 대기업도 스타트업의 인수를 통한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니, 앞으로  좋은 사례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한다.

스타트업의 개념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알아 보았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시작에서 부터, 투자등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밑그림을 알 수 있는 책은 없을까. 

  • 스타트업바이블(iOS앱):  한국에서 창업과 관련한 책을 찾으면 지나치게 저자의 모험담이 담긴 내용이 많아서 일반화가 힘들거나 행정적인 서류 관련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스타트업바이블은 저자 배기홍씨의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한 실질적인 벤처 이야기와 같은 내용에서부터 초기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고, 투자 받는지에 관한 다소 전문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스타트업과 관련해서 전체적으로 관망해보기에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 팟캐스트(벤처야설): 2012년 1월쯤부터 시작된 팟캐스트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직면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나꼼수 형식으로 진행한다. 스타트업 사업을 직접 진행했거나 투자자로 일했던 분들이 나와서 진행하기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한국경제아시아투데이의 기사를 참고하도록 하자.
  • 딜리버링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 아마존에 10조원달러에 인수된 것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는 미국의 온라인 신발판매 기업인 재포스(Zappos)의 CEO인 토니 하쉬의 산전수전 창업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매우 쉬운 문체로 재밌게 적혀 있고, 저자의 열정이 책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몸속에 잠들어 있던 기업가정신 DNA를 깨울지 모른다.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은 이 책을 읽기바란다. 영어로 된 원문도 읽기 편하게 적혀져 있어서, 영어 공부 삼아서 원문으로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2.  아이디어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 아이디어라고 착각한다. 물론, 사업 아이디어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좋은 사업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떠오른 아이디어를 대하는 태도다. 떠오른 아이디어의 사업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그것들을 재빠르게 실행하여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는 이런 실패 경험이 있다. 현재는 잠정 중단된 <타임딜>이라는 사업 아이디어를 준비하던 시기였다. 여러가지로 경험이 부족해서 문제가 많았다. 지금 와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사업 아이디어를 대하는 태도다. 순진하게도 당시 팀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매력적인 아이디어였고, 자연적으로 외부에 공개를 하는 것이 꺼려졌다. 외부에 조언을 구하고자 정보를 공개하려 했지만, 아이디어가 공개되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쉽게 카피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속도와 실행력이 생명인 IT관련 스타트업에게 이런 전략은 독이 되었다. 아이디어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빠른 피드백을 얻을 수 없었고, 피드백을 얻지 못했기에 사업계획서만 계속해서 쓰다가 흐지부지 되었다.

평소에 SNS를 통해서 좋은 말씀을 많이하시는 권도균 대표님이 사업아이디어와 관련해서 언급한 촌철살인같은 트윗들을 한번 보자. (평소에도 사업과 관련한 짧고 강렬한 조언들을 트위터에서 많이 하시니 팔로우 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즈니스모델은 소모품같아요 검증하다가 중요한허점이 발견되면 버리세요 미련때문에 여기저기 땜질해 쓰는게아니어요 땜질하고 항생제주사맞은 '수퍼'비즈니스모델을 자주보는데 거기 갖혀있는 창업가가 참안타까워요 비즈니스모델은 주변에 많아요 보는눈만 있으면

사업계획에 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이디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점들인데.. 요즘 정치인들이 잘 하잖아요. 꼬리 자르기.. 그거 잘 해야 해요. 꼬리를 계속 따라가다가보면 '본질'을 잃어버리니까요.

스타트업이 그걸 하겠다고 하고서는 생각이 너무 많아요. 일단 하기로했으면 그걸 잘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걸림돌이 되는건 제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거다. 여기 저기 걸린다고 지지부진하거나 그것 자체를 죽도 밥도 아닌 걸루 만들지 말라

다수의 비즈니스모델의 핵심 경쟁력은 "더 빠르게, 더 쉽게, 더 싸게, 더 멋있게" 등등이다. 고객이 그걸 원하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내가 그걸 할수 있는 기술을 진짜 가지고는 있는지, 기존제품의 성능,가격은 조사는 해보았는지 먼저 묻고싶다

새로운 일/사업/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추진할때에 마치 무언가 앞으로 전진하고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잘 봐야한다 준비하는 과정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좌우를 열심히 왔다갔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표와 측정이다

비즈니스모델의 핵심가설 자체가 고객에게 유효한지를 확인해야한다 디자인이 화려하다고 게임을 넣어 재미있다고 이런저런 기능 많다고, 필요없는 서비스를 돈내고 이용하지않는다 본질은 가치없는데 미끼로 유인해 함정에 빠트리듯이 고객을 모집할 수는 없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님의 사업 아이디어에 관해서 하신 이야기는 결국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라는 개념으로 귀결된다. 린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은 엔지니어, 사업가, 그리고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에릭 리스(Eric Ries)에 의해서 주창된 개념으로 도요타의 '린 생산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방식은 적시생산방식(JIT, Just-In-Time)이라고도 불리며, 쉽게 이야기해서 제조 공정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여 완성품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도요타의 생산방식은 제품의 생산량을 보다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재고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생산 공정에 조금이라도 오류가 발생하면 전체 라인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높다. 따라서, 모든 생산 라인의 위치와 공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할 수 있도록 최적화 되어 있다.

린 스타트업은 이 개념을 스타트업에 적용한 것이다. 클라우드와 같은 각종 IT 기술의 발달로 초기 투자금이 많이 낮아졌고,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고,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예전보다는 비교적 쉬워졌다. 따라서, 린 스타트업은 '린 생산'의 핵심이 되는 개념과 방식들을 스타트업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예전에는 기업의 초기 투자금이 매우 높고, 기술을 수정하는 것도 비용이 많이 들어서, 린 스타트업과 개념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은 제품이나 시장을 발달시키기 위해 기업가들이 사용하는 프로세스 모음 중 하나로서,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 그리고 기존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주로 오픈소스) 등을 활용한다.

린 스타트업은 우선 시장에 대한 가정(market assumptions)을 테스트하기 위해 빠른 프로토타입(rapid prototype)을 만들도록 권한다. 그리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기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랙티스(폭포수 모델 같은)보다 훨씬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진화시킬 것을 주장한다. 린 스타트업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운 코드를 릴리즈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 지속적 배포(Continuous Deployment)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린 스타트업은 때로 린 사고방식(Lean Thinking)을 창업 프로세스에 적용한 것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린 사고방식의 핵심은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린 스타트업 프로세스는 고객 개발(Customer Development)을 사용하여, 실제 고객과 접촉하는 빈도를 높여서 낭비를 줄인다. 이를 통해 시장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최대한 빨리 검증하고 회피한다. 이 방식은 역사적인 기업가들의 전략을 발전시킨 것이다. 시장에 대한 가정들을 검증하기 위한 작업들을 줄이고, 시장 선도력(market traction)을 가지는 비즈니스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인다. 이것을 최소 존속 제품 (Minimum Viable Product)이라고도 한다.

-출처: 위키피디아(Wikipedia)-

<린스타트업의 개념도>

위키피디아의 설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빠른 시제품, 그리고 빠른 전환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럼 왜 린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많은 스타트업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일까?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본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겠다면서 수십페이지의 사업계획서를 쓴다. 그리고, 해당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다시 사업계획서를 수정한다. 사업계획서를 써본 경험이 있는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사업 계획서를 쓰는 것은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이 사업계획서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업계획서는 보통 투자를 받기 위해 쓰는 것으로 검증되지 않은 다소 이상적인 가설을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린 스타트업에서 강조하는 것은 사업계획서와 같은 사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품을 많드는 '실행' 과 '수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수정(Pivot)'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실행'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어떻게든 하면된다. 하지만, '수정(Pivot)'은 새롭게 받은 피드백이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에 해왔던 것을 깡그리 날려 버릴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돈, 사람 등이 부족한 것이 많은 스타트업에게 이미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지나치게 큰 매몰 비용(Sunk Cost)이다. 이는 재무적인 비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의 정신적인 투자도 포함되기에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의 관성을 꺾어 버리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수정(Pivot)은 고도의 사업적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킬러 IT 서비스들이 수정(Pivot)을 통해서 탄생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 옐프(Yelp): 옐프는 처음에 친구들을에게 이메일을 통한 영화나 레스토랑 추천서비스로 출발 했지만,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다녀와서 심심풀이로 리뷰를 다는 것을 보고, 전략을 수정함.

  • 유튜브(Youtube): 처음에는 온라인 비디오 데이팅 사이트로 출발하였으나 유저들을 얻지 못하고, 비디오 공유 사이트로 수정(Pivot)함. 2006년 구글에 16억 달러에 매각되었다.

  • 페이팔(Paypal): 페이팔은 처음에 팜파일럿이라는 휴대 기기에서 돈을 쉽게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생각했지만 결국은 전략을 확장하여 온라인을 통해서 돈을 쉽게 교환 할 수 있는 보다 큰 전략으로 수정(Pivot)함. 향후 이베이(Ebay)에 매각되었다.

  • 플리커(Flickr): 플리커는 본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제작을 준비하던 업체였다. 하지만, 사진 공유라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찾은 이후 수정(Pivot)함. 2005년 야후에 매각되었다.

  • 그루폰(Groupon): 그루폰은 처음에 더 포인트(The Point)라는 웹사이트로 시작했고, 이 사이튼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플랫폼이었다. 향후에 그루폰은 이 웹사이트의 서브 도메인 주소 정도로 시작을 했는데, 사람들의 관심으 받게 되면서 수정(Pivot)했다.

  • 트위터(Twitter): 트위터는 처음에 Odeo라는 팟캐스트 공유 플랫폼으로 출발했으나, 아이튠즈의 등장으로 성장이 어렵게 되자, 해카톤(Hackathons)을 주최했다. 이후에 지금의 마이크로블로깅 SNS 서비스로 성장했다.

  • 인스타그램(Instagram): 인스타그램은 팀이 제품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초기에는 Burbn이라는 포스퀘어와 같은 위치기반과 마피아 게임적인 요소를 합친 앱을 만들었다. 이후에 마이크 그리거가 팀에 합류하면서, 이전의 서비스에서 불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제거했고, 남은 기능이 바로 사진공유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되었다.
출처: Mashable.com

국내에도 많은 기업들이 수정(Pivot)전략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아직은 사례가 많이 부족하다. 최근 아블라컴퍼니의 사진공유서비스인 저스팟(Juspot)이 카카오스토리와 유사 서비스들과의 경쟁으로 어려워서인지 픽스코(Picsco)라는 새로운 SNS로 수정(Pivot)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메시징과 선물하기뿐이었던 카카오톡이 플러스 친구나 카카오스토리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컨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본문에 언급되지 않은 국내 서비스들 중 수정(Pivot)한 사례를알고 계시다면, 댓글이나 메일을 통해 알려주시면 포스팅에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비지니스 모델의 탄생(Business Model Generation)

비지니스 모델의 탄생(Business Model Generation)은 린 스타트업과 더불어 사업 아이디어와 비지니스 모델을 구상하는데 있어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은 알렉산더 오스왈더와 이브스 피그너박사에 의해서 만들어졌으며, 전 세계에 수많은 워크샵을 통해서 그 효과성이 검증되었다. 

이 책은 비지니스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라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초기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를 포착하거나 기존의 비지니스들이 자신의 전략적 상황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비지니스 모델의 핵심이 되는 9개의 빌딩블록(Building Block)으로 나누어져 있다. 위의 그림과 같이 책의 그림이 매우 직관적으로 되어 있어서, 개념의 이해가 매우 쉽다.  각 블록은 사업의 핵심이 되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고, 캔버스는 이를 하나의 종이에 종합적으로 보여주기때문에 블록들 사이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바로 위의 그림은 바로 구글의 비지니스 모델을 캔버스에 표현한 그림이다. VP는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의 약자로 기업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관한 것인데 구글이 제공하는 것은 타겟 광고, 무료 광고,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를 통한 컨텐츠 상생 관계이다. 화살표에서 볼 수 있듯이 타겟 광고는 광고주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이 와중에 '키워드 경매'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웹을 서핑하는 일반 유저들에게는 무료로 검색을 제고하고, 애드센스도 별다른 가입 비용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KA(Key Activities)는 이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의 핵심 활동을 말하는데, 플랫폼 관리, 서비스 관리, 서비스의 확장 등을 하고, KR(Key Resources, 핵심 자원)은 바로 구글의 서치 플랫폼이다. CS(Cost Streams, 비용의 흐름) 당연히 비용은 구글의 검색 플랫폼관리로 인해서 지출되는 인건비, 서비 관리비 등의 비용이다.  구글의 실제 비지니스 모델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캔버스에 담긴 내용을 통해 구글 비지니스 모델의 핵심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린 스타트업과 비지니스모델 캔버스의 활용

- 비지니스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의 적용

초보사업가를 위한 글이므로 어설픈 본인의 경험도 도움이 될 듯하다. 2011년 12월무렵 학교의 몇몇 친구들과 함께  스타트업 관련 동아리(HECreate)를 만들었다. 두 가지 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 했는데, 그 중 하나가 HEC People(HEC는 내가 다니는 학교의 이름이다.)이라는 프로젝트였다. 우리는 학교안에 세계 각지역에서 온 다양한 인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대다수가 바쁜 수업 스케줄을 이유로 매번 만나는 친구들과만 친분을 쌓는다는 것을 알았다.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POW(Party of Week)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경우가 있지만 (클럽과 같은 분위기 때문에) 의미있는 대화를 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우리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비슷한 관심사나 다른 공통점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서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였고, 따라서 크게 어렵지 않아보였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강의실에 있는 커다란 보드에 Business Model Canvas를 그렸고, 관련 개념들에 관해 간략하게 동아리 회원들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가서 이 빈칸을 서로 채워보기로 했다.

지나치게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염려되어 시간은 20분정도로 채웠던 것 같고, 이후에 이 개념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구체화 시켜 나갔다.

이렇게 화이트보드에 적힌 내용은 니나라는 독일 친구가 깔끔하게 파워포인트로 정리해주었다. 파워 포인트에는 여러장의 슬라이드가 있지만 비지니스 캔버스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서 팀원들이 비지니스 모델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의 적용

이렇게 사업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가 끝나버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나는 바로 웹사이트의 컨셉을 잡아보기로 했다. 바로 이렇게 아이디어의 구상과 실행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린스타트업에서 말하는 개념에서 강조되는 부분이다. 실력있는 프로그래머가 있다면 바로 프로그래밍을 해도 괜찮겠지만 컨셉을 잡기 위해서 시안을 작업하는 막업(Mockup)과정을 진행해보는 것도 좋다. 웹사이트를 개발한 이후에 프로그래머에게 지나친 수정 요구를 하는것보다 막업(Mockup) 버전을 최대한 구체한 이후에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개발자, 그리고 웹사이트 품질을 위해서도 최선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이렇게 막업(Mockup)버전을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어 보는 것은 끊임없이 비지니스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주고, 이런 고민들은 결국 비지니스 모델의 개선으로 이어진다. 어느정도 막업(Mockup)버전의 초안이 완성된 이후에 초안과 수정한 비지니스 모델 캔버스를 바탕으로 다시한번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 이 시기에 처음에는 문제가 없을 것처럼 보였던 비지니스 모델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끊임없는 논의를 거듭하지만 해답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이 분수령에서 일부 팀원들은 팀을 떠나가기도 하고, 그동안 쏟아 부었던 에너지도 점점 옅어져 간다.

우리 비지니스 모델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난 그 중에서도 '약속잡기'라는 부분과 '장소 예약'이라는 부분이 매우 번거로운 프로세스라고 여겨졌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약속을 잡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 약속을 잡는 것이 번거롭고, 만일 학교 밖에서 모임을 하는 것이라면 장소를 예약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약속잡기'와 '장소 예약'이라는 부분이 기존의 웹사이트에서 팀원들이 구상하고 있던   '사람 찾기', '프로필 확인'과 같은 기능과 함께 결합이 되면, 웹사이트가 지나치게 복잡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복잡한 웹사이트라고 하더라도, 이를 어려움없이 구현해낼 수 있는 개발자가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는 그런 상황도 아니였다. 내부에서 답이 안나올 때는 다양한 피드백도 받아 보아야 한다.

독일의 베를린이 유럽의 실리콘 벨리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 필드트립(Field Trip)삼아서 독일 여행 중에 스프링스타(Springstar)라는 VC를 방문했었다. 본래 피칭(Pitching)을 목적으로 간것이 아니라, 실제 VC의 견학을 목적으로 갔지만, 우리는 준비가 덜된 우리 아이디어를 과감히 피칭(Pitching)해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해서 부정적인 피드백도 많았지만, 나중에 사업 아이디어를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수정전략(Pivot) 적용하기
피드백과 고민을 바탕으로, 과감히 '약속잡기'와 '장소예약'이라는 부분을 제외한 모든 잔가지를 쳐냈다. 모르는 사람이던, 아는 사람이던 많은 불편함을 겪는 부분이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해당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바로 수정적용한 비지니스 아이디어의 막업(Mockup)페이지를 디자인했다.

메인 홈페이지를 위와 같이 디자인해서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올인원 프로세스를 통해 사람들과 약속을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가게들에 손님을 보내주고, 해당 장소가 예약될 때 일부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개선했다. 해외에 있었던 관계로 해당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내서 피드백을 받았다. 피드백들 중 상당수가 모바일에서 사용 가능하면 편할 것 같다는 것이다. 본래는 웹사이트를 런칭하고, 모바일로 가야 하는 것이라고만 믿었는데, 다시 한번 그 믿음이 깨진 것이다. 그리고, 웹사이트에서 구현된 기능을 모바일 상으로 구현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오랜 수정끝에 버전8의 막업(Mockup)버전과 피칭이 완성되었다.

현재는 V9의 막업(Mockup)버전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V9에서는 스케줄링 관련 페이지의 UI(User Interface)를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V9가 완료되면, 개발에 들어가게 되고, 끊임 없는 수정과정을 거치게 될것이다. (메일이나 댓글을 통한 피드백도 환영해요..^^)  처음부터 부족했던 '돈'과 '개발자'는 여전히 부족하다. 만일 이 비지니스가 성공한 비지니스 가 되었다면, 이 글의 제목이 '초보 사업가'를 위한 글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비록 성공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비지니스 모델 캔버스와 린 스타트업이 어떻게 사업의 시작부터 적용될 수 있는 지를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osted by w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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