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로렌스 레식 하버드 법대 교수 등이 몇 년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말로 재화를 여럿이 공유하면서 사용하는 걸 기본으로 하는 경제 방식으로 재화의 가치는 단독으로 소유할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나눌수록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공유경제는 재화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교환·임대·활용하는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공유비지니스 혹은 공유소비라고도 합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4'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방법' 중 하나로 '공유경제'를 소개 하면서  "지금 자신에게 필요 없는 것을 남들과 나눠서 쓰며 지출비용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대안"이라며 '소유하지 말라. 공유하라'라는 실천방법을 제시했습니다그리고 이 같은 '공유경제'는 스마트폰 보급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유행에 힘입어 점차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지만  세계 공유 비즈니스를 분석한 레이철 보츠먼은 자신의 저서 <위 제네레이션>에서 협업과 공유는 미래를 지배할 블루오션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라 밝히고 있듯이 이 공유경제 모델은 앞으로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비지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공유경제 모델과 비슷한 중고장터나 아나바다 운동같은 것들이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과소비보다는 실질적인 가치와 효용에 집중하게 됐고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받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소유보다 공유가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어 실제 비지니스 모델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물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시대가 등장하고 스마트폰 등 IT인프라의 발달로 인해 개인 간의 공유 활동이 더 간편해 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사실 과거 물물교환 방식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사람과 물건을 교환하거나 팔 수 있습니다. 


이 공유경제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소셜 숙박업체 'Airbnb(에어비앤비)' 입니. 자기 집의 남는 방을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해 놓으면 여행객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현재 192개국에서 하루 1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대안 숙박서비스로 떠올랐고 이미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의 예약건수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모범사례로 불리는 이 회사도 초창기에는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사실 소유한 물건을 공유하자는 사업 자체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던 것인데요 그럼에도 에어비엔비는 무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입이 없어도 한가지 아이디어에 집중해 결국 전 세계적인 업체로 발돋움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Airbnb'는 런칭 6년 만에 회원 5000만 명, 누적 예약 500만건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유비즈니스 모델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카셰어링(Car sharing)으로 미국의 Zipcar가 선구자이자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집카’(Zipcar)는 지역 기반의 일종의 회원제 렌터카 공유 서비스 회사로 북미에서만 65만 명의 회원을 불러 모았습니다. 누구나 한 달에 3만원의 회비만 내면 1시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는데 간단하게 스마트폰을 통해 주변에 있는 차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고, 차를 쓰고 난 뒤에는 되돌려 줄 필요 없이 지정된 영역에 세워 놓기만 하면 됩니다. 복잡한 서류 없이 차를 빌릴 수 있는 데다, 약간의 사용료만 내면 별도로 유류비와 보험료가 들지 않아 편리해 짧은 시간에 엄청난 호응을 일으키며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크라이슬러와 BMW 같은 자동차회사가 투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하네요


Zipcar의 성공에는 스티브 케이스(Steve Case)라는 걸출한 인물이 배경에 있습니다. 그는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AOLCEO 출신으로 2000110, AOL을 타임워너와 합병시키면서 $165B에 이르는 거대한 미디어 기업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을 주도한 장본인이기도 한데 그가 AOL을 떠난 이후의 행적은 더욱 놀랍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1조원이 넘는 맨션들을 소유하고 이런 별장들을 공유하는 회사인 Revolution을 설립하였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Zipcar와 전 세계 4500만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소셜 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LivingSocial)에도 투자를 하면서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거듭났습니다. 


◈ 그럼 한국에는 어떤 공유 비지니스 모델이 있는지 한 번 알아 볼까요? 


미국의 Airbnb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탄생한  온라인 민박 중개 사이트 '비앤비히어로(www.bnbhero.com)’와 코자자(www.kozaza.com) 가 주목할 만 합니. 특히 코자자 대표는 2010년 미국 출장을 갔다가 직접 에어비앤비 숙박을 이용해본 후 이를 벤치마킹해 회사를 설립했고 현재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호스트를 모집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국내 에어비앤비와 같은 서비스 이용이 외국만큼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언어의 장벽 때문이라며 “영어가 어려운 노인분들도 호스트로 등록할 수 있도록 대학생 알바생들을 연결해 주는 새로운 서비스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향후 비지니스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다음은 Zipcar의 한국형 모델인 그린카입니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그린포인트의 이봉형 사장은 뉴욕주립대에 교환교수로 있을 때 눈여겨본 집카의 차량 공유 모델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2009년에 회사를 설립한 뒤 차량 공유를 뒷받침하는 서버와 단말기 등 관련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작년 10월부터 그린카란 브랜드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그린카를 비롯해 KT가 참여한 드라이브플러스와 쏘카, 한국카셰어링, 나누리카셰어링 등 10여 개 업체가 서비스를 준비 중이거나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고 이 가운데 그린카가 선두주자 입니다. 또한 대도시의 단거리·단시간 사용자에 적합한 구조 때문에 전기차 확산의 촉매제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친환경 비지니스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25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유아 의류 교환 사이트 키플(www. kiple.net) 역시 모범적인 공유 비지니스 사례로 손꼽힙니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도 한 키플의 공동 창업자들은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아동용 옷 교환 사이트 스레드업을 벤치마킹했습니다.  키플은 아이가 자라서 입을 수 없게 된 옷을 패키지 단위로 묶어 회원들끼리 교환하는 모델인데 키플에서는 이를 꾸러미라고 부른다. 회원 가입을 하면 꾸러미를 만들 수 있는 예쁜 붉은색 전용 비닐봉지를 3개씩 보내주고 여기에 교환하고 싶은 옷과 물품을 넣어 포장한 다음 내용물을 찍은 사진을 키플 사이트에 등록하면 됩니다.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계속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만의 독자적인 공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도서 보관 장소&대여 사이트 국민도서관 책꽂이(www.bookoob.co.kr)가 그 경우인데요 이 사이트는 회원들이 자신의 책을 맡기고 다른 회원들의 책을 빌려볼 수 있는 도서대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도서는 기증이 아니라 보관의 개념으로 원할 때 언제든지 돌려받을 수 있으며 도서 공유와 함께 책 보관 장소를 공유하는 새로운 공유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현재 경기도 일산에 있는 국민도서관 창고에는 11905권의 도서가 보관돼 있습니다.  

 

그러나 공유경제에는 치명적인 결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신뢰성의 문제인데요 특히 국내 공유경제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입니다. 현재 국내 공유 비즈니스 모델들은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경우가 대다수이며 아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국내 공유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신뢰성 보장을 위한 검증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다양한 SNS를 활용하거나 신뢰보장 정책을 마련해 이중 삼중으로 검증 장치를 두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이용자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사회에서 공유경제가 풍요로운 경제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실제 이용자들 역시 자신의 평판을 잘 관리하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공유경제라는 개념은 혁명이자 혁신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개인의 소유와 사유재산이 가장 중요한 권리인 자유 경제 시장이기에 함께 나누고 공유한다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도 어색하고 먼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소비 형태를 갈망하는 시대의 요구가 점점 더 목소리를 높여서 등장하는 지금, 이 공유경제 모델은 앞으로 반드시 필요하고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겠죠? 


한국에도 많은 공유 비지니스 모델들이 등장해 건전한 소비와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장이 형성되길 바라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     



Posted by w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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